절도란 무엇인가?
절도란 무엇인가?
갈 길이 멉니다.
이번엔 절도 그 자체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절도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훔친다.
맞습니다.
그럼 강도는 뭘까요?
협박이든 실제 신체적 접촉이든 위협을 가하여 금품을 빼앗는 것일 것입니다.
벌써 둘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위에 적은 “절도란 무엇일까?”
훔친다.
이 말로 절도를 설명하기 충분할까요?
법적 해석은 절도를 조금은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법이란 심판대이고,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기 위해 여러 상황을 종합해 판단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아야 하는 장치이기 때문이죠.
우선 법은 절도를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
라고 형법 제329조에서 규정합니다.
위에 제가 말한 “훔친다”와 크게 다를 게 없죠.
하지만 세부적인 사항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물건을 가져갔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경우에 절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절도죄를 판단할 때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살펴보게 됩니다.
- 타인의 재물이어야 합니다.
- 그 재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가져가야 합니다.
- 자신이 그 물건을 영구적으로 자기 것으로 하려는 의사, 즉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 폭행이나 협박 등 다른 범죄의 구성요건이 추가되면 절도가 아닌 강도 등 다른 범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3번에서 벌써 “읭?” 하시지 않나요?
그럼 훔쳐 놓고,
“아니에요. 급해서 잠시 쓰려 했어요. 허락을 구하려고 했는데 주인이 없었다니까요?”
이러면 법적 공방이 일어난다는 얘긴가?
라고까지 생각이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답은,
네, 그렇습니다.
저렇게 주장하면 결국 절도죄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고,
실제 상황과 여러 증거를 종합해 판단해야 하는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즉, 단순히
“남의 물건을 가져갔다.”
라는 사실만으로 모든 사건이 똑같이 판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져갈 당시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의도를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상황이 무엇인지 등을 함께 살펴보게 되는 것이죠.
불법영득의사가 뭔소린지도 모르겠고 그런일이 자주 생기겠어?
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자동차가 위의 경우가 딱 생기기 좋은 물건입니다.
키만 하나 챙기면 누군가의 수천만 원, 수억 원짜리 재산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훔칠 생각은 없었어. 잠시 사용해본 것뿐이야.”
“훔칠 거였으면 벌써 저 멀리 도망가 있었겠지. 이 근처에서 뺑뺑이 돌았겠어?”
이건 법적 공방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죠?
심지어 절도냐 아니냐를 놓고 공방이 벌어진다면,
차주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할 것입니다.
그래서 자동차에는 특별 규정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자동차등 불법사용죄
법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형법 제331조의2, 자동차등 불법사용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비롯한 법에서 정한 특정 이동수단은 소유권을 영구적으로 빼앗을 의도가 없더라도,
권리자의 동의 없이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별도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즉,
“훔칠 생각은 없었고 잠깐 사용하려고 했다.”
라는 주장이 있다고 해서 남의 자동차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절도죄와 자동차등 불법사용죄는 여기에서 구별됩니다.
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는 행위가 문제되고,
자동차등 불법사용죄는 소유권을 자기 것으로 만들 의도가 없더라도
권리자의 동의 없이 자동차 등을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별도로 다룹니다.
이처럼 법은 단순히
“가져갔다 = 무조건 절도”
라는 식으로 모든 상황을 하나의 범죄로 묶어 놓은 것이 아닙니다.
같은 자동차를 가져간 행위라도 어떤 의도로 가져갔는지,
어떻게 사용했는지,
그리고 어떤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 범죄 | 형법 | 법정형 |
|---|---|---|
| 절도죄 | 제329조 |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자동차등 불법사용죄 | 제331조의2 | 3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
절도죄보다 처벌은 낮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대비하고자 마련해둔 법이지요.
어떤가요?
이제는 절도란게 남의 거 가지고 갔으면 절도지 라고 하기엔 좀 애매해지셨나요?
이번엔 아시아권 국가들이 절도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보겠습니다.
| 국가 | 절도죄의 기본 기준 | 금액이 법적 판단에 미치는 영향 |
|---|---|---|
| 🇰🇷 대한민국 |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면 절도 | 일반 절도죄에 최소 금액 기준 없음 |
| 🇯🇵 일본 | 타인의 재물을 절취 | 일반 절도죄에 별도의 금액 기준을 두지 않음 |
| 🇹🇼 대만 | 불법 영득의 의사로 타인의 동산을 절취 | 일반 절도죄 자체에 최소 금액 기준 없음. 5년 이하 징역·구류 또는 50만 대만달러 이하 벌금 |
| 🇨🇳 중국 | 공·사 재산을 절취 | 금액이 ‘액수가 비교적 큰/거대한/특별히 거대한’ 절도죄의 판단에 직접 사용됨 |
| 🇻🇳 베트남 | 타인의 재산을 절취 | 2백만 동 이상이 기본적인 형사처벌 기준. 2백만 동 미만도 일정한 예외에서는 범죄가 될 수 있음 |
한·일·대만은 기본적으로 절도죄를 바라보는 출발점이 비슷합니다.
타인의 재물을 훔쳤고, 법에서 정한 절도죄의 요건이 증명되면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과 베트남으로 가면 조금 달라집니다.
재산의 금액이 절도죄의 법적 판단과 처벌 단계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들어갑니다.
어떻게 보면 맞는 것 같습니다.
고액을 절도했을 때는 더 엄중히 다스리겠다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한국·중국·대만 역시 절도 피해액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금액에 따라 처벌한다.”
라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피해 금액은 양형에서 중요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낮은 금액의 절도를 법에서 별도로 바라보는 기준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이
높은 금액의 절도는 어차피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처벌 단계나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건 명시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별도의 기준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소액의 재산을 훔친 경우에는 일정한 조건에서 다른 방식으로 다루겠다.”
라는 입법적 판단이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이것을 단순히 “소액 절도는 이해해준다”라고 표현하면 지나친 해석일 수 있습니다만..
소액 절도는 일단 상황을 보겠다 라..
에이..
그래도 법인데 설마 그럴까요?
베트남의 절도죄 기준은?
베트남의 형법 제173조는 이 부분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2,000,000동 이상의 재산을 절취한 경우 절도죄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적용됩니다.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대략 10만원 안팎의 금액입니다.
물론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됩니다.
200만 동 이하로 훔쳤다고 해서 절도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200만 동 미만의 재산이라도 일정한 조건에 해당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과거 재산침해 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
- 관련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
- 해당 행위가 사회질서·안전에 악영향을 미친 경우
- 피해자의 주요 생계수단인 재산을 훔친 경우
- 유물·골동품 등을 훔친 경우
등에는 200만 동 미만의 절도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베트남의 기준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200만 동 미만이면 절도가 아니다.”
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200만 동 이상이면 형사처벌의 기본 기준에 들어가며,
200만 동 미만이라도 일정한 조건에서는 형사처벌할 수 있다.”
에 가깝습니다.
베트남의 형법 역시 절도한 재산의 가치가 커질수록 처벌 단계도 높아지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5천만 동 이상, 2억 동 이상, 5억 동 이상 등으로 피해 금액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럼 다시 낮은 금액으로 와서,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위의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 케이스인
초범이고 피해 금액이 200만 동 미만인 경우에는
조건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한국에도 실제 재판과 양형 과정에서 초범이나 피해 회복 등이 고려되는 제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법에 처음부터 이러한 조건을 분명히 명시해 놓는 것과
실제 사법 시스템이 이렇게 운영된다는 이야기를 변호사, 지인등에게
듣는 것은 상당히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이런 차이가 국가별 법률을 비교할 때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절도죄는 금액을 더 세분화한다
중국 역시 절도죄에서 재산의 금액이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됩니다.
중국의 관련 사법해석에서는 절도한 재산의 가치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단계가 구분됩니다.
1,000~3,000위안 이상
→ 액수가 비교적 큼
3만~10만 위안 이상
→ 액수가 거대함
30만~50만 위안 이상
→ 액수가 특별히 거대함
다만 중국은 지역의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각 지역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 금액을 중국 전국 어디에서나 무조건 똑같이 적용되는 하나의 숫자라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중국에서는 절도한 재산의 가치가 법률상 범죄의 단계와 처벌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명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절도라는 범죄 하나만 봐도
어떤가요?
절도라는 내용 하나만으로도 인접 국가마다 이렇게 해석과 처리 방식이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일반 절도죄가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라는 형태로 규정되어 있고,
베트남에서는 형사처벌의 기본 기준과 소액 절도에 대한 예외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중국 역시 절도한 재산의 금액을 기준으로 범죄의 단계와 처벌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같은 “남의 물건을 훔친다”는 행위인데도,
어디까지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볼 것인지,
소액의 재산침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피해 금액이 커졌을 때 어떻게 가중할 것인지
그 기준은 국가마다 다릅니다.
저 역시 국가 간 범죄 발생률을 비교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각 국가가 해당 범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하나씩 살펴보는 것 또한 상당히 중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숫자만 비교하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입니다.
그럼 대한민국의 절도범들은 과연 무엇을 그리 훔치는지 한번 보고 끝을 내겠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절도범은 실제로 얼마나 훔칠까?
| 피해금액 | 비율 |
|---|---|
| 피해 없음 | 5.3% |
| 1만원 이하 | 13.6% |
| 1만원 초과 ~ 10만원 이하 | 32.2% |
| 10만원 초과 ~ 100만원 이하 | 36.0% |
| 100만원 초과 | 12.8% |
| 합계 | 100% |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입니다.
36.0%입니다.
그리고 1만원 초과 10만원 이하가 32.2%입니다.
두 구간을 합치면 **68.2%**입니다.
절도라고 하면 왠지 수백만원,
수천만원짜리 물건을 훔치는 장면부터 떠올릴 수도 있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상당수의 절도는 비교적 작은 금액의 재산을 대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100만원 이하로 범위를 넓히면 그 비중은 **81.8%**까지 올라갑니다.
과연 어디서 저렇게 소액의 절도사건이 생기는걸까요?
대검찰청 「2024 범죄분석」대한민국 절도범죄의 발생장소별 통계 2024
| 절도 발생장소 | 비율 |
|---|---|
| 상점 | 26.4% |
| 기타 | 25.4% |
| 노상 | 25.3% |
| 주거지 | 12.6% |
| 유흥접객업소 | 4.3% |
| 금융기관 | 1.3% |
| 사무실 | 1.2% |
| 숙박업소·목욕탕 | 1.2% |
| 교통수단 | 2.3% |
| 합계 | 100.0% |
상점,기타,노상의 합만으로 77.1 % 군요.
81.8% 에 속하는 100만원 이하의 절도가
77.1%로 상점,기타,노상에서 벌어진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절도범을 보기 힘들었던 것이 이해가 좀 가게 됩니다.
조금 씁쓸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대한민국 절도범의 연령별 분포를 한번 보셨으면 합니다.
그 숫자를 보고 있으면 단순히
음.. 이렇구만.
이라는 말로 끝내기에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속에는
어쩌면 누군가의 아버지일지도 모를 사람들이 있고,
누군가의 할아버지일지도 모를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숫자 속에 있는 고령 절도범은 어떤 이유로 범죄까지 내몰리게 되었을까?
한번 생각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통계만으로 개인이 절도를 저지른 이유를 알 수는 없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인지,
생계 때문인지,
직업 절도범인지
숫자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 절도범의 연령별 통계가 보여주는 숫자 자체는 한번 들여다볼 가치가 있습니다.
| 연령 | 남성 | 여성 | 전체 |
|---|---|---|---|
| 18세 이하 | 14,203명 | 2,500명 | 16,703명 (16.5%) |
| 19~30세 | 9,969명 | 3,471명 | 13,440명 (13.3%) |
| 31~40세 | 7,829명 | 2,982명 | 10,811명 (10.7%) |
| 41~50세 | 8,667명 | 3,848명 | 12,515명 (12.4%) |
| 51~60세 | 10,871명 | 5,546명 | 16,417명 (16.3%) |
| 61세 이상 | 18,666명 | 12,410명 | 31,076명 (30.8%) |
| 합계 | 70,205명 | 30,757명 | 100,962명 (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