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봐! 형이 간첩 있댔지?

거봐! 간첩 있댔지?

2021년에 벌어진 간첩 사건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 사건은 과거의 기사까지 함께 살펴봐야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추가 기소된 이씨는 실제 군사기밀 탐지를 시도한 현역 장교를 포섭한 쪽이고,

당시 실제로 군사기밀과 관련 자료를 넘긴 사람은 김 대위라는 현역 군인이었으며,
김 대위 역시 별도의 재판을 받아 현재 확정된 형을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현재 추가 기소된
이씨 한 사람의 행적만 따라가서는 전체 그림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시간순으로

두 사람이 각각 어떤 일을 벌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시간순 기록

2016년

이씨는 가상화폐 거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북한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A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2018년

이씨는 A가 운영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스팸 문자를 보내 고객을 끌어들이는 일을 했습니다.

이 무렵 A는 이씨에게 한국군 현역 장교의 인적 사항을 알아봐 달라고 처음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기소사항에는 이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실제로 장교의 정보를 확보하는 단계까지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 2월

이씨는 경기도 하남시에서 가상자산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A에게 회사 운영자금 명목으로 미화 60만 달러,
당시 약 6억60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받았습니다.

같은 해 9월에는 A에게서 투자 수익금 30만 달러 가운데 27만 달러를 자신의 몫으로 받았습니다.

사건의 시작입니다.


이번에 추가 기소되어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사건의 시작
2021년 5월 ~ 7월

A의 지령을 받은 이씨는 한 탈북민 단체 대표에게 접근했습니다.

이씨는 매월 100만원 정도를 후원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단체 대표가 가상화폐 지갑을 만들자 이씨는 그 지갑 주소를 A에게 전달했고,
A는 단체 대표에게 1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보냈습니다.

이후 이씨는 이 단체로부터 대북 전단 살포 행사 사진과 동영상 등을 넘겨받았습니다.

대북 전단은 남에서 북한을 향해 보내는 전단을 말합니다.

탈북하여 남한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탈북민 단체에서 북한을 찬양하는 전단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기사 내용에서도 해당 단체가 간첩 활동에 가담했다거나 처벌받았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단체는 자신들이 제공한 사진과 영상 등이 북한 공작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씨는 또 다른 탈북민 유튜버에게도 후원하겠다며 만남을 제안하고 연락처와 사진, 활동 정보 등을 수집했습니다.

2021년 6월

이씨는 약 10개월 동안 A와 30여 차례 연락했습니다.

두 사람은 현역 군 장교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포섭하는 방법을 논의했습니다.

이제 둘이서 논의하는 단계까지 온 것입니다.

역시 시작이 어려운 것입니다.

이씨는 군 합동지휘통제체계인 KJCCS 해킹에 필요한 시계형 몰래카메라 구입과 해킹 장비 제작을 위한 부품 조달 상황 등도 A에게 보고했습니다.

2021년 7월

A는 이씨에게 현역 군 장교 7명의 이름과 소속 부대, 주민등록번호, 주소, 가족관계 등이 담긴 파일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추가 정보를 확인해 포섭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씨는 이 가운데 대위 B씨의 소셜미디어에서 얼굴과 제복 사진을 확보했습니다.

그 후 흥신소에 B씨의 뒷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이씨는 A를 통해 흥신소에 비트코인 250만원 상당을 지급하고 B씨의 소속 부대와 관사, 거주 호실, 일정 등을 확보했습니다.

또 다른 대위 C씨에게도 접근했습니다.

이씨는 C씨에게 군 조직도 등의 정보를 주면 최대 100만 달러까지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C씨가 거절하면서 포섭은 무산됐습니다.

100만 달러라면 당시 환율로 약 13억원입니다.

로또 1등 당첨금에 가까운 돈을 줄 테니 군사정보를 넘기라는 요구를 거절한 것입니다.

C씨가 자랑스럽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징역 4년에 대한 사건
2021년 7월~2022년 1월

같은 시기에 이씨는 A의 지령을 받고 현역 군 장교를 실제로 포섭하는 또 다른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씨에게 포섭된 현역 장교 김 대위가 실제로 군사기밀 탐지 활동에 가담했습니다.

이씨는 김 대위에게 접근해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전달했고, 김 대위는 시계형 몰래카메라와 해킹 장비 등을 이용해 군사정보를 확보하려는 활동을 했습니다.

김 대위는 실제로 군사기밀과 관련 자료를 이씨 측에 전달했고, KJCCS 관련 정보도 넘겼습니다.

이 사건에서 이씨는 장교를 포섭하고 공작을 지시한 쪽이었고,
대위는 실제 군인이면서 자료를 넘긴 쪽이었습니다.

이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습니다.

자격정지란 일정한 공적 자격과 권리를 제한하는 형벌을 뜻하며
이 경우엔 선거권 박탈을 위해 내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김 대위 역시 별도로 재판을 받아 징역 10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고,
이 형이 확정됐습니다.

즉 이 사건에는 장교를 포섭한 이씨와 실제 군사정보를 넘긴 김 대위,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2022년 4월

이번 5년형 사건에서 이씨와 북한 공작원 A가 연락하며 진행한 정보 수집과 포섭 논의는 이 시기까지 이어졌습니다.

이것으로 이번에 추가 기소된 사건의 범행 기간도 사실상 끝납니다.

이때까지 벌어진 범죄가 나중에 별도로 기소되어 2026년에 재판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2022년 4월 이후 [체포·구속기소 및 재판]

이후 이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신병이 계속 구속된 상태였던 것은 아니며,
보석으로 석방된 기간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따라서 2022년 4월 체포 구속기소 시점부터
2025년까지를 단순히 ‘징역 4년을 살았다’고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당시에는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미결구금과 재판을 거치는 기간이었고,
이후 징역 4년이 확정되면서 현재 복역 중인 형으로 이어졌습니다.

2025년 1월 [징역 4년 선고]

이씨는 1심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025년 12월 [징역 4년 확정]

항소와 상고를 거친 끝에 대법원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이 확정됐습니다.

항소라니 화가 납니다.

이때부터 앞서 말한 “현재 징역 4년을 살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이 정확해집니다.

그럼 형이 확정되기 전에 살고 있던 징역살이는 어떻게 처리 되는걸까요?

이는 미결구금이라 하여
형이 확정되면 미결구금으로 이미 갇혀 있던 날짜를 형기에 넣어 계산합니다.


2026년 9월 [추가 기소 사건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벌어진 별도의 범죄사실에 대해 이씨에게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습니다.

따라서 2026년 9월에 이씨가 새롭게 간첩질을 한 것이 아닙니다.

이미 2021~2022년에 벌어진 범죄가 뒤늦게 별도로 기소되어 이번에 판결이 나온 것입니다.

결국 이 사건은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징역 4년 사건

→ 이씨가 현역 장교 김 대위를 포섭했습니다.
→ 김 대위가 실제 군사정보를 넘겼습니다.
→ 이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4년이 확정되어 현재 복역하고 있습니다.
→ 김 대위는 별도로 징역 10년이 확정됐습니다.

이번 징역 5년 사건

→ 이씨가 탈북민 단체와 탈북민 유튜버에게 접근했습니다.
→ 현역 군 장교 7명의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 장교들의 추가 정보를 수집하고 포섭을 시도했습니다.
→ 북한 공작원과 해킹 장비 등을 논의했습니다.
→ 이 범죄가 추가 기소되어 2026년 9월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리고 두 사건의 범행 시점이 상당 부분 겹칩니다.

후단 경합범 여부를 따져봐야 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후단 경합범이란 쉽게
혼나기 전에 여러 개 저질렀으니, 하나 혼난 뒤 또 저지른 놈과는 다르게 보자. 라는 취지입니다.

만약 이씨가 간첩질 4년을 살고 나서 27년이 될지 28년이 될지 모르지만
또 그럽니다.

그럼 그땐 제대로 혼나야 겠죠?
너는 고쳐쓸 수가 없구나.
엎어. 이렇게 되는거죠.

하지만 이번 이씨의 케이스는 2022 년의 사건으로 4년형을 살고 있는 중에
21년의 사건으로 또 다시 기소가 되는 것입니다.

뭔가 다르긴 다르죠.

재판부의 판단에 맡길 일이긴 합니다.

꼭 형이 줄거나 한다고 할 순 없으니까요.

근데 좀 이래도 되는건가 싶지 않나요??

국가를 팔아 먹은 사람에게 4년형이라니.
좀 모자른거 아닌가 싶지 않나요??

그 모자른 느낌은 정확합니다.

국가의 안전과 특히 군사기밀을 침해하는 범죄는 엄벌로 다스리는게 맞습니다.

범죄형법법정형
외환유치제92조사형 또는 무기징역
여적제93조사형
모병이적제94조사형 또는 무기징역
시설제공이적제95조사형 또는 무기징역
시설파괴이적제96조사형 또는 무기징역
물건제공이적제97조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간첩제98조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
일반이적제99조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


외환유치죄(제92조)는 외국과 통모하여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게 하는 등의 행위를 요구합니다.

여적죄(제93조)는 적국과 합세하여 대한민국에 항적하는 행위입니다.

기타 등등.

사형, 사형, 사형, 사형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마라.
진짜 죽는다.

그럼 이씨의 죄질이 저기에 미치지 못했던 걸까요??

판례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판례형법 제98조 적용 내용실제 선고형
대법원 1961.10.26. 4294형상562북한 지령을 받고 침투했으나 정보수집에 실패 → 간첩미수징역형 (판결문에서 대법원이 원심의 형을 그대로 다시 적시하지 않아 여기서는 정확한 형량을 단정하지 않음)
대법원 1963.12.12. 63도312북한 지령을 받고 군사기밀을 탐지·수집 → 간첩 기수사형
대법원 1969.1.28. 68도1709북한에서 남파된 공작원 → 간첩미수무기징역

60 70 년 대였으면 사형이나 무기징역이였다고.

심지어 63도 312 는 수집에서 끝났는데도 사형을 구형 받았죠.

비교과거 63도312최근 김씨 사건
북한 지령있음있음
기밀 탐지·수집있음있음
실제 북한 전달없음있음
형법 제98조적용적용 여부 별도 확인 필요
결과사형징역 10년

아마 누군가는 세월이 지났고 세상이 변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그건 맞는 얘기지요.

통일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예전처럼 완강하게 적국 대하듯 계속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도
하셨던거 같습니다.

뭐 총칼이 오고가는 무력통일말고도 다른 옵션이 많이 생긴건 사실이니
틀린 소리 그만하라고 할 수도 없긴 하죠.

근데 말입니다.

정말 후에 책상 위에서
통일에 대해 각국의 수장들이 대화를 하고 조건을 제시하고
그것을 수렴하고 하는 과정에서

우리측의 정보가 저쪽에 많이 넘어 가있는게
우리쪽에 좋을 일이 있긴 한가요?

세상에 그렇게 하는 거래가 있긴 한가요…?


참고 기사

참고 기사

조선일보, 「북한 공작원 지령받고 탈북민·현역 장교 정보 수집한 40대, 징역 5년」, 2026.09.07.

연합뉴스TV, 「북한 해커 지령받아 장교 포섭·군기밀 유출’ 40대 징역형 확정」, 202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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