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슈티컬즈 C E 페룰릭

스킨슈티컬즈는 3대 장벽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화장품 과학의 3대 장벽을 이미 읽으셨다면 바로 아래부터 보시면 됩니다.
처음이라면 먼저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그럼 이제 스킨슈티컬즈가 3대 장벽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리고 그들의 특허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간단하지만 너무 짧지는 않게 살펴보겠습니다.

조금 재미없을 수도 있겠지만, 특허 내용을 먼저 알아야 뒤의 내용이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우선 핀넬 박사 이전에도 바르는 비타민 C는 분명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핀넬 박사는 법적 요구 조건을 충족해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기존의 바르는 비타민 C 제품들과는 차별화된 기술임을 증명하고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특허는 단순히 아이디어만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규성(Novelty) :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는가?
진보성(Non-obviousness) :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쉽게 생각해낼 수 없는가?
산업상 이용 가능성(Utility) :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만 특허가 등록됩니다.


닥터 핀넬 특허의 핵심 범위

그럼 이제 닥터 핀넬의 특허 **「Composition containing ascorbic acid derivatives and cinnamic acid derivatives for treating skin damage caused by free radicals and method of using same」(US7179841B2)**의 범위를 한번 보겠습니다.

L-Ascorbic Acid : 5~40%
스킨슈티컬즈 C E 페룰릭의 C입니다.

Vitamin E : 선택적으로 포함 가능
스킨슈티컬즈 C E 페룰릭의 E입니다.

Ferulic Acid(또는 다른 Cinnamic Acid 유도체) : 0.2~5%
스킨슈티컬즈 C E 페룰릭의 Ferulic입니다.

그리고

pH 3.5 이하

Single Phase Solution(단일상 용액 : 혼합되어 하나가 된)과 특정 용매 시스템

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스킨슈티컬즈 C E 페룰릭의 실제 배합은

비타민 C 15% 비타민 E 1% 페룰릭 0.5%

입니다.

주성분만큼은 왜 15%인지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간단히 적어본다면

핀넬 연구진은 10% 미만에서는 피부 흡수가 제한적이었고, 약 10%부터 의미 있는 흡수가 관찰되었으며, 20%를 초과해도 피부 흡수량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첫 번째 장벽 : 피부 침투

특허 청구 내용을 보면 마지막에 **특정 용매 시스템을 이용한 Single Phase Solution(단일상 용액)**이 나옵니다.

이 부분은 화장품 업계에서 여러 성분을 하나의 균일한 용액으로 유지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배합 기술이므로 넘어가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핵심입니다.

완성된 제품의 pH를 3.5 이하로 설계한 것입니다.

Pinnell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L-아스코르브산이 pH 3.5 이하에서 피부 장벽을 효과적으로 통과한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기술을 특허로 보호했습니다.

즉, 그들은 제품에 비타민 C를 첨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피부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해결한 것이죠.

그렇다면 그 이전의 제품들은 피부 침투를 충분히 고려한 제품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긴 하네요.

뭐 오래전 이야기니까 이제는 의미 없는 거죠.


두 번째 장벽 : 제품 안정성

제품 안정성은 간단하게 설명이 가능합니다.

스킨슈티컬즈 C E 페룰릭이 20년간 비싼 가격임에도 많은 분들의 선택을 받은 건 단순 특허 때문만이 아님을 아실 거라 생각됩니다.

특허는 20년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은 다릅니다. 개봉하고 얼마 쓰지도 못해 산패를 반복했다면, 특허는 유지됐을지 몰라도 소비자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을 겁니다.

즉, 저는 20년이라는 시간 자체가 소비자들이 제품의 안정성을 검증해 온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로 언급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2005년 발표된 논문 「Ferulic Acid Stabilizes a Solution of Vitamins C and E and Doubles Its Photoprotection of Skin」**과 닥터 핀넬의 특허 모두에서

페룰릭은

비타민 C와 비타민 E의 화학적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공통적으로 언급됩니다. 병 안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세 번째 장벽 : 피부 부담 제어

세 번째 장벽은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붉어짐이나 따가움 같은 피부 부담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였습니다.

물론 첫 번째 장벽을 뚫어내고 항산화 효과를 대폭 상승시킨 것이 닥터 핀넬의 연구에서 가장 손꼽히는 부분이겠지만

저는 제어 또한 그에 버금간다고 생각합니다.

낮은 pH는 피부 침투에는 유리하지만, 동시에 피부에 따가움이나 붉어짐 같은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비타민 C 제품들은 강한 진정 성분을 함께 배합해 사용감을 보완하는 전략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SkinCeuticals C E Ferulic은 강산성인 pH 3을 선택했음에도 전성분을 보면 알로에, 병풀, 마데카소사이드처럼 강한 진정 콘셉트의 성분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판테놀 등 최소한의 보조 성분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입니다.

개발의 중심이 다양한 진정 성분으로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성분의 농도와 조합, 그리고 제품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5% 비타민 C, 1% 비타민 E, 0.5% 페룰산.

물론 스킨슈티컬즈가 왜 이 비율을 선택했는지 장벽 제어 때문인지 등을 공식적으로 밝힌 자료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조합이 지금까지도 수많은 비타민 C 제품의 기준처럼 이야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 이후, 소비자의 선택지는 더 넓어졌습니다.

2025년 특허가 만료되면서, 이제는 같은 개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비타민 C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같은 성분을 사용했다고 해서 모두 같은 품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선택지가 생긴 것은 분명합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관심 있게 본 제품은 아래 세 가지입니다.

1. SkinCeuticals C E Ferulic

이 글의 주인공이자, 지금까지 설명드린 연구와 특허의 출발점이 된 제품입니다.

2. Geek & Gorgeous C-Glow

pH 약 3.2, 소량 생산과 신선도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C E Ferulic 계열 제품입니다.

3. HSGN Pure 15% Vitamin C E Ferulic Serum

15% L-아스코르브산을 기반으로 비타민 E와 페룰산을 함께 배합한 국내 제품입니다.
국내에서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대안으로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께 어떤 제품을 사라고 말씀드리기보다, 제품을 선택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관심이 가는 제품이 있다면 해당 제품의 상세페이지와 실제 사용자 리뷰도 함께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 글이 제품을 이해하고 선택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